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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고려 인종 - 46썰 인종의 죽음

2월 선경전 앞뜰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을 쏟아 부을 기세다.
평장사 임원애를 중심으로 백관들이 도열해 있다.
하얀도포에 까만줄이 들어간 복장을 모두 갖추어 입고 황천상제에게 제를 지닐 모양이었다.
진난 달 왕이 금나라 사신과 대관전에서 연회를 마친 후 왕의 병이 위독해 졌다.
왕이 병이 심하여 점을 치니 "죽은 이자겸이 탈이 되어 그렇다" 하였다.
왕은 이자겸의 처자를 인주로 옮기고, 보제사로 백관을 보내 빌었고 또 십왕사와 종묘와 사직에 빌었다.
그래도 왕의 병은 차도가 없었다.
임원애를 비롯한 백관들이 엎드린 가운데 임원애가 낭낭한 목소리로 글을 읽어내려 갔다.

하늘은 멀고 그윽하여 진실로 헤아리기 어려우나 사람은 작고 천하여도 믿음과 정성은 드러낼 수 있습니다. 외람되게도 견마의 정성을 다하여 우러러 신명 앞에 번거롭게 고합니다.
옛날 주나라 무왕이 왕위에 있으면서 질병에 걸려 낫지 않자 주공이 글을 지어 자신의 목숨으로 대신 하기를 청하였습니다.
고금이 비록 다르나 충의는 같으니 신 등도 울면서 글을 써서 하늘을 부르짖으며 명을 청합니다.
오직 하늘은 이 지성을 굽어실피시어 왕의 질병을 신등의 몸에 옮겨 왕의 천명을 다시 더하시어 종묘가 의탁할 데가 있게 하시면 신등이 어찌 감히 개과하는 길을 밟지 않으며, 이전의 허물을 버려 왕을 인도하는 데는 선한 것을 진술하고 악한 것은 막을 것이며, 백성을 위해서는 이익되는 것을 일으키고 해되는 것은 제거할 것이요, 탐욕한 행동을 하지 않으며, 속이는 방법을 쓰지 않고 오직 청렴결백에 힘써 생사에 변치 않을 것이니 혹 이 맹세가 다른 날에 변함이 있다면 반드시 밝으신 신의 벌을 받을 것입니다.

그외에도 죽은 척준경의 탓이라고 무당이 일러주자 척준경의 관직을추복하였으며 그 자손을 불러 벼슬을 주었다.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노력하였지만 왕의 병환에는 차도가 없었다.
마침내 왕은 보화전에서 죽고 태자가 대관전에서 죽위하니 이름은 현이고 인종의 맏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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