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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길

죽림칠현 (완적)-3편 [ 죽림칠현 (완적)-3편 ] 거실 벽의 구멍을 통해 쪼그려 앉아 한쪽 눈을 감고 벽 안쪽을 살펴보던 그녀는 완적이 눈에 들어오자 화들짝 놀랐다. 완적에 대한 명성을 그녀도 익히 알고 있었다. 완씨 집안은 명문가문은 아니었다. 완적의 아버지 완우는 대학자 채옹의 제자이면서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회원이었다. 건안칠자는 조조 부자를 중심으로 중국 후한 말기에 만들어진 문학 동호회였다. 조조와 완우는 채옹의 제자이자 같은 동호회에 있어 친분이 두터웠다. 이러한 관계로 인해 채옹의 딸 채염이 흉노로 시집가 갖은 고초를 겪는 것을 스승을 통해 안 조조는 북방을 통일한 후 채염을 구해왔고 혼사를 주선하기도 하였다. 건안칠자의 대부분의 회원들은 조조의 부하가 되어 조조를 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 도가사상을 숭배한 완.. 더보기
죽림칠현(계약금란)-2편 [ 죽림칠현 - 계약금란 ] 산도의 아내인 한씨는 거실 벽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방안의 사내들을 훔쳐보고 있었다. 남편인 산도는 물론 그의 친구인 혜강과 완적의 모습은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들의 대화는 고상하면서도 흥미진지 하여 시간가는 줄 몰랐다. 집밖에 웅크리고 앉아 거실 벽에 난 구멍을 지켜보던 그녀는 새벽을 알리는 닭울움소리를 듣자 아쉬운 듯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산도가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산속에 은거하던 시절 언제부터인가 산도가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비온 뒤의 녹음이 더 짙어져 생기가 돌듯 친구를 만난 산도는 세상을 모두 얻은 듯 자신감이 넘쳤고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 안달이었다. 산도의 아내 한씨는 남편인 산도가 자신감이 넘치고 생기가 도는 모습이 너무 보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