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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무측천 - 12썰 장손무기의 최후

태자 이충이 태자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홍이 그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조정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녀는 왕황후가 죽자 왕씨성을 망씨(이무기)로 바꾸고 소숙비의 소씨도 효씨(올빼미)로 바꾸어 자손대대로 굴욕을 안겼다.
장손무기를 중심으로 한 사족들은 하나 둘 조정의 주요관직에서 제외되었고 그 자리를 그녀의 측근인 신진관료들이 채웠다.
그녀는 때가 되었음을 감지하고 허경종과 이의민을 불렀다.
자신을 달기와 포사에 비유한 한원과 그녀를 반대한 래제 그리고 장손무기의 오른팔 격인 저수량 등을 역모죄로 엮어 처형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은 장손무기의 자리가 건제하고 사족들의 세력이 남아있어 그녀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사형까지는 면하였지만 강등과 유배형은 면하지 못하였다.
이들을 먼 유배지로 보내면서 장손무기파와 연락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제 장안에 남은 인물은 장손무기 뿐이었다.

장손무기의 몰락은 뜻밖에도 다른 곳에서 실마리가 풀렸다.
낙양 현령이 올린 상소문 한 장
위계방이 반란을 일으키려 군대를 조직하고 병장기를 모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고종 이치에게 알렸고 고종이치는 허경종에게 이 사건을 조사하게 했다.
허경종은 위계방을 거세게 몰아 붙였다.
그의 입에서 장손무기가 배후라는 내용만 자백받으면 그것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위계방은 장손무기 네글자를 입밖에 내지 않았다.
허경종은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글씨체를 모방하는데 뛰어난 실력을 가진사람을 찾아내 모사하게 했다.
위계방과 장손무기는 같은당이라는 사실과 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장손무기는 자객을 풀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고소장을 받아본 고종이치는 권력의 중심에 있던 외삼촌 장손무기의 시대가 가고 무측천의 시대가 왔음을 느끼자 서글픔에 눈시울을 붉혔다.
장손무기는 모든 관직이 박탈당하고 유배지 양주로 떠났다.
장손무기의 최후는 원공유가 맡았다.
원공유는 양주에서 장손무기를 만나 고종이치가 저수량에게 사약을 내렸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 말은 자신보고 자결하란 얘기였다.
자살하지 않으면 교살하여 자살처럼 꾸며 보고하겠다는 말이었다.
장손무기는 원공유 따위에 모욕을 받느니 차라리 자결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자결을 하면 반란을 인정하는 것이니 쉽게 목숨을 버릴 수도 없었다.
결국 혹독한 고문으로 그는 고통 속에서 자결하였다.
당대 최고 권력자 장손무기의 최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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