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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무측천 - 13썰 고종 이치

그녀가 셋째를 가졌다.
고종이치는 그동안 몸이 아파 그녀에게 일임한 정무를 이번 기회에 되찾으려 하였다.
그녀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고종이치는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고종이치는 성격이 유하고 감성적이라 그녀의 정치적 감각, 판단력, 순발력등에서 그녀보다 잘 할 수 없었다.
황제이치는 장안의 대명궁을 수리하라 명했다.
명분으로는 장안이 수도인데 국가의 큰행사가 있을 때 동도인 낙양에서 장안까지 왕래하는 번거로움을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그녀가 낙양을 좋아하므로 그녀를 견제하기 위한 하나의 묘수였다.
그녀는 이일은 사소한 일이라 치부하고 그가 하자는데로 따르기로 했다.
고종이치의 권위를 세워준 것이다.
그녀가 정무에 시달리면서 아이를 출산하자 건강체질인 그녀도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황자를 축복해 주기위해 황궁에는 황족들의 방문으로 날마다 축제 분위기였다.
이때 황제이치와 부적절한 관계로 황궁에서 쫓겨난 그녀의 언니 한국부인도 입궁하여 그녀를 배알 할 수 있었다.
그 후 한국부인의 입궁이 잦아지더니 급기야 황제 이치와의 재회가 이루어졌다.
황제이치의 입장에서 보면 정무는 그녀가 도맡아 하니 자기는 허울뿐인 황제인데다 몸은 병들어 있었다.
외롭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옛여인을 만났으니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그녀가 모를리 없었다.
알면서도 참고 또 참았다.
그러던 어느날 두 사람이 방심하고 있을 때 그녀는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정사현장을 덮쳤다.
알몸인 두 사람은 그녀를 보자 얼음조각처럼 멈춰버렸다.
그녀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아무말없이 처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그녀와 황제이치는 나란히 앉아 조정의 정사를 처리하고 있었다.
무언의 타협이 이루어 졌다.
그녀는 권력을 얻었고 황제이치는 한국부인을 얻은 것이다.

장안에 그녀의 둘째아들 이현이 황제이치와 한국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소생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소문이 아니더라도 한국부인을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왕황후의 최후를 알고 있지 않은가
더 이상 불씨를 키울 필요가 없었다.
얼마 후 건강했던 한국부인은 갑자기 급사 하였다.
장안의 사람들은 그녀가 언니인 한국부인을 독살했다고 수근거리고 있었다.
한국부인에게는 자녀가 둘있었다.
그녀는 권력구조 속에서 희생당한 언니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 조카들을 볼 때마다 측은한 마음이 들어 각별하게 돌보았다.
딸 하관은 위국부인으로 봉해졌고 16살인 그녀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다.
하란민지 역시 잘생긴 외모와 높은 학식을 겸비하고 있어 장래가 밝은 젊은이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모인 무측천 때문에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된 오누이는 외할머니 영국부인의 손에 이끌려 황궁출입이 잦아졌다.
자연스럽게 위국부인과 황제이치의 만남도 잦아졌다.
황제이치는 처조카인 위국부인을 처조카로 보지 않았다.
둘은 정념을 불태우는 사이로 발전하였고 이 사실은 그녀를 경악케 했다.
그러나 질녀 아닌가
일반 궁녀처럼 처리할 수도 없었다.
황제이치는 한술더떠 위국부인을 귀비로 맞이하고자 하였다.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었다.
그녀는 어머니 영국부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적당한 혼처를 정해 시집보내고자 하였다.
그러나 예상외로 위국부인은 완강했다.
그녀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만약 위국부인이 귀비가 되면 권력의 냄새를 맡은 자들이 위국부인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황자라도 낳으면 또다시 황궁에 피바람을 몰고올 것이다.
어떻든 위국부인이 귀비가 되는 상황은 그녀에게도 위국부인에게도 황실에도 득이 되지않는다는 결론에 이른 그녀의 눈빛이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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