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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태조 왕건 - 2썰 나주 정복기


아버지와 궁예와의 딜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어.

어찌보면 당시 유행하던 딜이었는지도 몰라.

그런데 나는 유행을 따라가는 속칭 엄친아로 살고 싶지 않았거든.

잘해야 본전이고 잘못하면 집안이 풍지박산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거든.

나는 궁예에게 잘 보여야 했고 또한 낙하산으로 성주가 된 사실로 신료들로부터 질타를 받는 입장에서 그들과 신뢰를 쌓아야만 했어.

그래서 나는 광주(廣州), 충주, 당성(지금의 경기도 남양), 청주, 괴양(지금의 충북 괴산) 등을 쳐서 평정했어.

또한 수군을 거느리고 금성군(지금의 나주)을 함락시키고 나주라 고쳤지.

그뿐 인줄 알아.

양주(지금의 양산)가 위급함을 궁예에게 고하고 변방을 안정시키는데 힘을 썼지.

나는 궁예가 교만하고 포학함을 잘 알고 있었어.

그래서 외방에 장수로 나가길 소원했었어.

내가 살기 위해서.

마침 궁예가 나주의 일을 근심하더니 나보고 가서 진압하라는 거야.

속으로 나는 쾌제를 불렀어.

나는 광주(光州) 진도군 고이성을 함락시키고 덕진포로 나아갔지.

그런데 견훤이 전함을 배열하는데 목포에서 덕진포까지 군함이 이어지고 군사의 세력이 강성하더군.

순간 앞이 캄캄해 지더군.

장수들이 동요하기 시작했어.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지... 여기서 지면 모든 것이 끝이라 생각했어.

수가 많다고 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아니다. 서로 화합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장수들을 보면서 이렇게 호령했어.

그리고 진군의 북을 울리고 급히 진군하니 적이 흠짓 놀라며 뒤로 멈칫 하더군.

이때 바람 부는 방향으로 불을 지르니 절반이상이 불에 타거나 물에 빠져 죽는 거야.

견훤은 하마를 피해 작은 배를 타고 도망가기 바빴고 우리군사들은 적의 목을 5백 여급이나 베었지.

그런데 말이야 김언 등을 중심으로 한 장수들은 전쟁에서 승리하고도 불만이 많았어.

사실 장수들의 불만도 이해가 돼.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데 승리를 해도 상이 없으니 불만이 쌓일 수밖에...

이들의 마음을 다잡아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 나는 그들에게 말을 했지.

부디 태만하지 말라. 오직 힘을 다하고 딴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복을 얻을 것이다. 지금 주상이 죄 없는 사람을 많이 죽이고, 참소하고 아첨하는 무리가 권세를 잡아 조정안에 있는 사람들은 제 몸도 보전하지 못하니 밖에서 정벌에 종사하여 힘을 다해 나라를 위함이 나을 것이다.”

불만이 가득했던 장수들은 나의 말을 옳게 여겼어.

드디어 우리 군대는 반남현(현재 나주군 반남면)포구에 이르렀지.

나는 적의 동태를 살피던 중 압해현(현재 무안군 압해면)에 있던 적의 장수 능창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어.

능창이란 인물은 바다섬 출신으로 수달이라 불리는 자로 도망친 병사들을 불러모으고 갈초도라는 작은 도적들과 결탁하여 나를 해치고자 하였어.

나는 장수들에게 상황설명과 더불어 명령을 내렸지.

능창은 내가 올 것을 알고 있다. 반드시 섬의 도적과 결탁하여 우리군대를 공격하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헤엄을 잘 치는 자 10여 명을 시켜 갑옷을 입고 창을 가지고 작은 배를 타고 밤중을 이용해 갈초도 나룻가로 가서 왕래하면서 일을 꾸미는 적을 사로잡아서 저들의 얕은꾀를 저지시켜야 할 것이다.”

갈초도 나룻가에서 작은 배 한 척을 잡아보니 능창이었어.

능창을 잡아 궁예에게 보내니 능창은 목베어 죽임을 당하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