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과 그녀의 관계는 어느 날 갑자기 깨졌다.
이유도 알 수 없었다.
특별히 잘못한 일이나 또 다른 후궁이 생긴 건 아니었다.
몇 번의 관계가 있은 후 갑자기 황제의 부름이 딱 끊겼다.
그리고 이어지는 버림받은 궁녀에 대한 굴욕과 수모.
3천 궁녀의 부러움을 받던 궁녀에서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그녀의 신세는 비참했다.
궁녀의 존재가치가 황제와의 육체적 관계에 있다는 엄연한 사실은 그녀가 임신하지 못하고 황제로부터 버림받은 이상 궁에 산다는 것은 육체적 노동을 요구했다.
장안에는 그녀와 관련된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당시 대낮에 태백성이 자주 침몰했는데 사람들은 미신을 믿고 임금이 바뀔 징조라고 수군거리고 다녔다.
민심이 흉흉해 지자 관리들은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고 태종의 귀에 까지 들어갔다.
태종는 태사령을 불러 물었고 태사령은 당 왕조가 3대에 와서 망하고 궁중에 무씨 성을 가진 여인이 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제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어렵게 세운 왕조가 3대에서 무너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무씨 성을 가진 여자라는데
황궁에는 3천이 넘는 궁녀가 있다.
과연 누가 그 주인공이란 말인가
순간 황제의 뇌리를 스치는 여인이 있었다.
얼마 전부터 정을 주는 아이
단순하고 유순한 평범한 궁녀가 아니라 가끔씩 태종을 놀라게 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진 그녀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불길한 상대는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 여기고 관계를 끊기로 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그녀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야 했다.
그녀는 먼저 재인으로 받은 봉급을 태감과 궁녀들에게 주어 정보를 수집했다.
정보 분석결과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무씨 성을 가진 여자가 황제가 된다는 소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다.
황궁에 들어온 궁녀들의 꿈은 황제의 사랑받는 여자가 되어 황자를 낳아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꿈이다.
그런데 자신은 경험하지 않았던가
황제와 사랑을 나눈 후 소문에 의해 철저하게 배신당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비참해 지는지
이제는 황제의 여자가 아닌 황제를 꿈꿀 수 있다.
점술가가 얘기하지 않았던가
그녀는 황제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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